경도 인지장애 및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작 실험 1


치매의 전 단계, 고위험 상태인 경도 인지장애


‘인지장애(認知障礙)’는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등의 인지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인지장애는 경도(輕度) 인지장애, 경도 치매, 중등도 치매, 중증 치매 등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됩니다. ‘경도’는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의미입니다.
이 중에서 치매의 전 단계 또는 치매 ‘고위험 상태’라고 할 수 있는 경도 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에 대해 서울대학교병원은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기능의 저하가 객관적인 검사에서 확인될 정도로 뚜렷하게 감퇴된 상태이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되어 있어 아직은 치매가 아닌 상태를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치매역학조사인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중 경도 인지장애 환자 수의 비율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023년 현재 무려 28.42%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65세 이상 인구 중 4명에 1명 이상, 약 3백만 명이 경도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 환자 수의 비율인 치매 유병률은 2023년 현재 9.25%로 집계됐습니다. 이것은 65세 이상 인구 중 10명에 1명, 약 1백만 명에 가까운 숫자가 치매 환자라는 뜻입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16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비교해 9.50%였던 치매 유병률은 0.25%p 소폭 감소했지만, 22.25%를 기록했던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6.17%p 대폭 증가한 결과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치매 유병률이 “고령일수록, 남성보다는 여성, 도시보다 농어촌, 가족 동거가구보다 독거가구, 낮은 교육 수준일수록”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정상 노인의 경우 매년 1~2% 정도가 치매에 걸리지만, 경도 인지장애를 가진 노인은 약 10~15%가 치매 환자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경도 인지장애는 치매를 가장 이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계일 뿐만 아니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치매로 가는 지름길인 경도 인지장애 상태에서 그 연결 고리를 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도 인지장애 및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는 약물 치료 및 비약물 치료를 병행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최대한 늦추면서 인지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의 전문 치료제인 콜린에스터레이즈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를 비롯해 항산화제, 뇌기능 개선제 등이 주로 사용됩니다.
비약물 치료에는 지적 활동 치료, 신체 활동 치료, 건강한 식습관 유지, 정신 건강 관리 등이 포함됩니다. 이 중에서 지적 활동 치료는 마작, 바둑, 장기, 체스, 브리지(카드 게임의 일종) 등 도구를 사용하는 게임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같은 지적 능력에 기반을 둔 게임들은 두뇌를 자극하고 신경 연결을 촉진해 기억력,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등 인지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게임 중에서 의사들과 신경학 전문가들이 경도 인지장애 및 치매에 가장 효과가 있다고 단연 으뜸으로 꼽는 것이 바로 마작입니다. 마작은 지구촌 과학 잡지를 대표하는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신경학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임상 신경학 저널 ‘Frontiers in Neurology’,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노인정신의학 및 신경학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JGP)’를 비롯한 공신력 있는 저널에 수백 편 이상의 관련 논문이 발표될 정도로 의학적으로 또한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을 받은 상태입니다.(물론 치매에 마작이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다는 논문도 존재합니다.)
마작이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게서 20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이후 20세기 말부터 다수의 의미 있는 관련 논문들이 발표되었지만 그 대부분이 중국어와 일본어인 관계로 서양에서는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고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폭 증가하면서 서양에서도 마작의 효용성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영어로 된 연구 보고서 및 논문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치매와 경도 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작 실험 결과를 발표한 유명한 논문 한 편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저작권 등의 문제로 그 초록(抄錄)만을 간단히 정리했으니 관심 있으면 전체 논문을 살펴보기 바랍니다. 한편, 마작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거나 배우고 싶으면 아래의 블로그를 방문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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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작 실험


이 논문의 제목은 ‘An exploratory study of the effect of mahjong on the cognitive functioning of persons with dementia(마작이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색적 연구)’입니다. Sheung-Tak Cheng, Alfred Chan, Edwin Yu 등이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이며 현지 시각 2006년 6월 15일 ‘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JGP)’ 7월호에 발표됐습니다.
논문 발표 당시 Sheung-Tak Cheng은 홍콩시립대학교 응용사회학과, Alfred Chan은 홍콩 링난대학교 아시아태평양노화연구소, Edwin Yu는 홍콩 콰이청 병원 정신노인과팀 소속이었습니다. 이 논문은 공식적으로 무려 76회나 인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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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이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색적 연구


목적

효과적인 활동 치료인 마작이 경증에서 중등도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 탐구.


방법

▮실험 대상자: 65세 이상 고령자 62명

▮피실험자 자격
①마작을 할 줄 알지만 6개월 동안 마작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
②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 매뉴얼인 ‘DSM-5’의 기준을 충족한 치매 환자. DSM은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의 약자.
③간이 정신상태 검사인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에서 24점 이하를 받은 환자.


▮실험 절차
①피실험자들을 무작위로 ‘A 실험군(32명)’과 ‘B 실험군(32명)’으로 분류한 후 한 달 단위로 추적 관찰.
②A 실험군은 16주 동안 1주일에 2회 마작을 하게 하고, B 실험군은 같은 기간 동안 1주일에 4회 마작을 하게 했음.
③16주 후 한 달 동안 마작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래의 기준선 측정 재시행.

▮실험 전 기준선 측정:
①순방향 숫자 범위(Digit forward span) 테스트 – 검사자가 부른 숫자를 피실험자가 들은 순서대로 말하는 검사.(예시; 4, 5, 3, 7) 단기 기억 용량 측정.
②순방향 숫자 수열(Digit forward sequence) 테스트 – 연속된 수열을 듣고 그 순서대로 말하는 검사.(예시; 123, 234, 345) 인지 기능의 저하 정도를 파악.
③언어 기억(Verbal memory) 테스트 – 검사자가 들려주거나 보여준 단어들을 기억해 말하거나 적는 검사. 단기 기억 능력 평가.
④MMSE 검사 – MMSE는 인지 기능과 치매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표준화된 검사 도구로 보통 10분 정도 소요.(24점~30점: 인지적 손상 없음, 18점~23점: 경도 인지장애, 17점 이하: 치매)


결과


①A 실험군과 B 실험군의 결과가 동일하게 나타난 것을 감안할 때 1주일에 몇 회를 하는지는 중요한 요소가 아님.
②실험 전 기준선 측정값과 비교해 한 달 후부터 모든 측정값 향상. 순방향 숫자 범위 및 순방향 숫자 수열 테스트 결과 둘 다 ‘큰’ 효과 크기(1.0~1.4 향상). 언어 기억은 ‘중간~큰’ 효과 크기(0.5~0.9 향상). MMSE 검사는 ‘중간’ 효과 크기(약 0.6).
③이러한 향상된 수치는 16주 이후 한 달 동안 마작을 하지 않아도 그대로 유지됨. 이것은 마작을 16주 한 경우 한 달 정도는 마작을 하지 않아도 같은 효과가 지속된다는 의미.


결론

마작은 치매에 대한 실용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마작에 의한 치료는 기본적으로 전문적인 감독이 필요하지 않고, 주어진 시간에 공간이 허용하는 한 편리하게 할 수 있고, 비용이 안 들거나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마작을 기관의 일상 업무에 통합하는 잠재적인 이점이 매우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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