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의료 시스템을 갖춘 국가 순위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의료 시스템을 평가해 순위를 매길 때 그 핵심 영역은 의료 인프라를 비롯해 접근성, 진료 프로세스, 의료 서비스 품질, 비용 및 의료 행정의 효율성, 형평성 등입니다. 또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의료 행위의 결과도 중요한 평가 항목에 포함됩니다.
세계 각국의 의료 시스템을 직접 비교·분석해 그 순위를 발표하는 조직 중에서 2025년 현재 가장 공신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잡지로 평가받는 <CEOWORLD Magazine>과 2007년부터 매년 국가별 ‘번영 지수(Prosperity Index)’를 발표하는 영국의 싱크탱크인 <레가툼연구소(Legatum Institute)>입니다. 이제부터 이들 단체에서 가장 최근에 발표한 의료 시스템의 국가별 순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같은 순위가 발표된 두 보고서의 기준 연도는 각각 2023년과 2022년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 및 생태계에 큰 충격을 가한 의정 갈등은 2024년 2월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이 보고서들에는 그 여파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순위가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미국과 영국 연방(英國聯邦) 등 자칭 ‘선진 10개국’ 의료 시스템의 성과 및 순위 등을 연구하고 발표하는 <The Commonwealth Fund>도 관련 분야에서 나름 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입니다. 이 재단은 2004년 1호 보고서 발행 이후 부정기적으로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Mirror, Mirror 2024’를 통해 회원국인 10개 국가들의 2023년 의료 역량 및 의료 시스템 순위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Mirror, Mirror 2024 바로가기

이 보고서의 국가별 순위는 70개의 성과 지표를 사용해 10개 국가의 의료 시스템을 평가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성과 지표는 진료 접근성, 진료 프로세스, 행정 효율성, 형평성, 건강 결과 등 5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돼 각각 점수가 매겨졌습니다. 아울러 이 보고서에는 이전 연도의 환자 및 의사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5가지 카테고리를 종합한 결과 매우 근소한 차이로 호주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네덜란드와 영국이 2위와 3위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최하위인 10위는 미국으로 조사됐는데 9위를 기록한 독일과 비교해도 종합 점수가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나마 미국은 예방 치료 및 환자 안전 등의 분야에서는 10개국 중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실망스러운 결과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세계에서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모든 ‘Mirror, Mirror’ 보고서에서 미국은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체계적인 비효율성”으로 집약되는 의료 시스템을 가진 국가로 평가됐습니다. 오죽하면 이 보고서는 홈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은 제목의 관련 기사를 별도로 첨부했습니다. “미국인은 어느 주에 살든 다른 많은 나라 사람들보다 더 일찍 사망합니다.”
<The Commonwealth Fund>가 평가한 회원국 10개국의 의료 시스템 종합 점수 및 5개 카테고리별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형평성 카테고리에 스웨덴의 순위가 없는 것은 당시 스웨덴의 개인정보 보호법이 개정돼 관련된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CEOWORLD Magazine> 의 110개국 평가에서 1위는 대만, 대한민국은 2위


2024년 4월 2일, <CEOWORLD Magazine>이 발표한 2024년 국가별 ‘헬스케어지수(Health Care Index)’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 시스템을 갖춘 국가로 100점 만점에 78.72점의 헬스케어지수를 기록한 대만이 선정됐습니다. 2위는 대만의 헬스케어지수에 비해 약 1점이 부족한 77.7점의 대한민국, 3위는 74.11점의 호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호주는 위에서 언급한 <The Commonwealth Fund>의 회원국 10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CEOWORLD Magazine>의 조사에서도 최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CEOWORLD Magazine>이 발표한 헬스케어지수는 주로 다섯 가지의 건강 변수를 분석해 산출된 결과입니다. 그것은 ①의료 인프라 ②의료 전문가들의 역량 ③1인당 비용(미국 달러 기준) ④양질의 의약품 가용성 ⑤정부의 준비성 등 의료 시스템의 전반적인 품질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의료 전문가들에는 의사, 간호 인력, 기타 의료 종사자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아울러 ①환경 ②깨끗한 물 접근성 ③위생 ④흡연, 비만과 같은 위험에 대한 정부의 처벌 준비성 등의 다른 요인들도 고려됐습니다. 조사 대상인 110개국은 <CEOWORLD Magazine>이 조사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임의로 선택한 국가들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 시스템을 구비한 상위 10개국을 대륙별로 살펴보면 유럽이 5위부터 9위까지 5개국(스웨덴, 아일랜드, 네덜란드, 독일, 노르웨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다음은 아시아로 대만, 대한민국에 이어 10위를 차지한 이스라엘까지 3개국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세아니아 및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오직 한 국가씩 순위에 포함됐는데 호주(3위)와 캐나다(4위)가 해당 국가들입니다.
애석하게도 아프리카에서는 단 한 곳도 10위 안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곳은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지니로 49위를 기록했습니다.(원본의 표를 보면 55위에 또 튀니지가 나오는데 어쨌든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최상위 순위입니다. 편집 과정에서 실수가 생긴 것 같은데 원본이 아직 수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외 주요 국가들의 순위를 살펴보면 일본 13위, 싱가포르 14위, 미국 15위, 프랑스 25위, 영국 27위, 러시아 42위, 중국 46위 등입니다. 북한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110개 국가들의 종합 순위와 주요 항목들의 개별 점수는 다음의 표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레가툼연구소의 167개국 평가에서 1위는 싱가포르, 대한민국은 3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레가툼연구소는 설립 첫해인 2007년부터 매년 초겨울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선정한 지표인 ‘번영의 기본 요소(The building blocks of prosperity)’에 따라 종합적인 국력을 평가한 ‘레가툼 번영 지수(Legatum Prosperity Index)’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연구소 중 하나인 이곳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교육 및 봉사단체이기도 합니다.
‘레가툼’이라는 명칭은 이 연구소의 설립자인 뉴질랜드의 사업가 크리스토퍼 챈들러(Christopher Chandler, 1960년 생)가 2006년 두바이에 설립한 대형 투자 회사인 ‘Legatum Capital’에서 유래했습니다. Legatum은 ‘Legacy(유산)’의 라틴어라고 합니다.
레가툼 번영 지수를 산출하는 번영의 기본 요소는 ❶Inclusive Societies(포용적 사회) ❷Open Economies(개방 경제) ❸Empowered People(구현하는 사람들) 등 3개의 ‘Domain(영역)’으로 구성됩니다. 이 3개의 도메인은 각각 4개의 기둥(Pillar)에 의해 지탱됩니다. 따라서 총 기둥의 수는 12개가 됩니다.
이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안전 및 보안 ②개인의 자유 ③거버넌스 ④사회자본 ⑤투자환경 ⑥기업활동 여건 ⑦인프라 및 시장 접근성 ⑧경제 수준 ⑨생활 환경 ⑩건강 ⑪교육 ⑫자연환경.
이러한 12개의 필러는 필러당 최소 4개, 최대 8개의 요소(Element)에 의해 다시 세분화되어 모두 67개의 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각 요소들의 합계가 12개 필러 각각의 점수가 되고, 4개 필러의 합계가 해당 도메인의 점수가 되며, 마지막으로 3개 도메인의 합계가 레가툼 번영 지수가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아래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레가툼 번영지수 체계>


위의 이미지에서 10번째 필러가 바로 ‘건강(Health)’입니다. 건강은 ①장수 ②신체 건강 ③정신 건강 ④케어 시스템 ⑤예방적 개입 ⑥행동 위험 요인(흡연, 과도한 음주, 열악한 식단, 신체 활동 부족) 등 6개의 요소들로 평가됩니다. 이 6개의 요소들은 그 하나가 나라의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6가지 요소의 각 점수를 합산해 167개국의 ‘2023 레가툼 번영지수’의 10번째 필러인 건강 부문의 점수와 순위가 결정됐습니다. 참고로 레가툼 번영지수’는 직전 연도의 자료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발표된 ‘2023 레가툼 번영지수’는 2022년이 기준이 됩니다.
‘2023 레가툼 번영지수’ 중 건강 항목에서 영광의 1위를 차지한 국가는 100점 만점에 86.89점을 획득한 싱가포르입니다. 이어 0.39의 근소한 차이인 86.50점을 기록한 일본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84.80점으로 3위에 올랐는데 이는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대단히 우수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소 의외인 것은 4위 대만에 이어 중국이 5위에 자리를 잡았다는 점입니다. 필러를 구성하는 세부 요소의 개발 과정에서 그 투명성과 객관성이 엄정하기로 유명한 레가툼 연구소를 감안할 때 의료 분야에서도 중국의 약진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5위 아래로는 역시 선진국에 속하는 유럽 국가들이 대체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의료 선진국으로 평판이 자자한 호주와 캐나다가 나란히 20위권 밖의 순위를 기록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지적한 대로 재정 문제가 본격적으로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또한 자본주의 국가에서 최고의 우수한 의료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스스로 자평했던 영국이 30위권 밖의 순위로 밀려난 반면 서구의 조롱거리였던 대표적인 사회주의 의료 시스템을 가진 쿠바가 영국보다 앞선 순위에 오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167개 국가의 건강 순위는 아래의 도표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건강 등 모든 12개 필러가 포함된 전체 ‘2023 레가툼 번영지수’를 알고 싶으면 아래의 웹주소를 방문하기 바랍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전년도와 동일한 29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0년 전인 ‘2013 레가툼 번영지수’에서 발표한 26위에서 세 단계 하락한 순위입니다.

2023 레가툼 번영지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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