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보험사의 보험금 부지급률 순위


‘보험금 부지급’이 부른 미국 보험사 CEO 총격 사망


미국의 최대 종합의료서비스 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itedhealth Group Inc)’의 자회사이자 미국의 최대 의료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Healthcare)’의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로버트 톰프슨(Brian Robert Thompson, 50세)’이 현지 시간 2024년 12월 4일, 뉴욕시의 맨해튼에서 원한으로 추정되는 총격으로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확인사살까지 한 범인이 유유히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범행 현장에서는 추리 소설의 단서처럼 알파벳 ‘D’로 시작하는 단어가 새겨진 탄피가 여러 개 발견됐습니다. 그것은 바로 “Depose(물러나게 하다)”, “Delay(지연시키다)”, “Deny(거부하다)”, “Defend(방어하다)” 등의 단어였습니다.
사건이 속보로 보도된 직후 이 사건에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한 일부 시민들은 이 단어들이 미국 보험사들의 유명한 ‘보험금 부지급 전략’인 ‘DDD’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 역시 사건의 원인을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것에 대한 암살에 초점을 맞추고 범인 추적에 나섰습니다.
평범한 사건으로 보였던 이 사건은 다른 살인 사건과는 전혀 다른 의외의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보험업계는 물론 미국 정부를 아연 긴장하게 했습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피해자인 브라이언 톰프슨에게는 애도 대신 비난과 조롱이, 가해자인 범인에게는 비난 대신 옹호와 동정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2024년 현재 ‘오바마케어’로 대표되는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국민들 사이에서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역설적이게도 보험업계에서 대중들의 반감이 가장 높은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그 유명한 브라이언 톰프슨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언론은 이러한 대중들의 반응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보도했습니다. 하나는 “그래, 의료보험에서 몹시 악취가 나긴 해.(Stinks)”. 다른 하나는 “와우 저 사수(Shooter) 잘 생겼어.(Hot)”
전세계 헬스케어 부문 주식 시가총액 1위를 자랑하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미국 사회에서 보험금 지급 거절 1위, 저소득층 의료비 과다청구, 반독점법 위반 등 여러 이유로 악명이 자자한 기업입니다. 특히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부지급률이 무려 30%에 달한다는 거짓 정보를 시민 대다수가 100% 사실로 믿을 정도로 보험 가입자들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 곳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반복적이며 공식적으로 자사의 보험금 부지급률이 10%에 불과하다고 발표했지만 브라이언 톰프슨에게 일어난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10%의 부지급률 역시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며 더욱이 우리나라 보험사들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라이언 톰프슨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근면과 성실을 무기로 자수성가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보험금 부지급 전략인 ‘DDD’를 매우 효과적으로 구사한 영리한 경영자였습니다. 동시에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보험금 부지급 건수를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해 서민들의 막대한 피해와 국가적인 혼란을 야기한 부도덕한 자본가라는 양면적인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같은 제목의 책으로도 유명한 ‘DDD’라는 용어는 보험금 지급을 최대한 지연시키고(Delay), 명분이 있는 경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Deny),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적극적으로 방어(Defend)한다는 의미입니다. 범인은 여기에 한 단어를 보태 “이런 부도덕한 짓을 한 사람을 물러나게(Depose) 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실제 브라이언 톰프슨이 2021년 최고 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치료에 대한 사전 승인 거부율(우리나라의 보험금 부지급률에 해당)’이 대폭 상승하면서 보험 가입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민원이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이에 대한 각종 소송 및 금융 당국의 조사 역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혹자들은 그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9.11테러를 저지른 ‘오사마 빈 라덴’보다 몇 배 이상 미국인들을 학살했다고 저주를 퍼붓기도 합니다.
사건 발생 5일 후인 12월 9일, 범행 현장에서 약 370km 떨어진 펜실베이니아 주 알투나(Altoona)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직원의 신고로 결국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는 26세의 백인 남성으로 볼티모어의 매우 부유한 집안 출신이며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아이비리그에 속한 명문 대학인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용의자는 2022년 서핑을 배우면서 허리 쪽에 심각한 통증이 생겨 수술까지 받는 등 계속해서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그밖에 다른 질병은 없었고 정신적으로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체포 당시 용의자가 소지한 3장의 자필 성명문에는 범행 동기를 정확히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성명문에서 그는 건강보험 회사들을 “기생충 같다.(Parasitic)”고 경멸적으로 표현하고 이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료 시스템을 소유하고 있고 주요 기업들의 이익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우리들의 기대 수명(Our life expectancy)”은 그렇지 않다고 불평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다음날인 12월 10일, 용의자는 그 내용과 대상이 불분명하지만 “이건 완전히 부당하고 미국인의 지성과 경험에 대한 모욕(It is completely unjust and an insult to the intelligence of the American people and their lived experience!”이라고 외치며 법원에 들어갔습니다. 당당하기까지 한 그의 태도를 보며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자가 자신을 “부패한 건강보험 산업에 맞서 싸우는 영웅으로 여겼다.”고 여과없이 보도하며 그를 내심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상당한 수의 옹호자들은 용의자의 범행을 거대 보험사의 횡포에 대한 축적된 분노로 해석하며 오히려 그를 두둔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단순한 분노를 넘어 비정상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부도덕한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최종적으로는 철저히 망가진 미국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정당한 응징이라고 용의자를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용의자를 경찰에 신고한 맥도널드 매장에 ‘별점테러’를 가해 구글이 이곳의 리뷰를 삭제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미국의 한 사건을 다소 장황하게 다룬 것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보험금 부지급 문제가 우리에게도 항상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보험회사들의 부지급률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20년 이후 생명보험회사의 부지급률 순위


생명보험협회의 공시(https://consumer.insure.or.kr/disclosure/item/view.do)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통계인 2024년 상반기 국내 22개 생명보험회사의 평균 부지급률은 0.78%로 집계됐습니다. 6개월 동안 청구 건수는 총 898,256건(변액 제외), 부지급 건수는 7,025건입니다.

보험회사의 부지급 현황 및 부지급 원인 순위 바로가기

생명보험협회 공시 바로가기

부지급률은 부지급 건수를 청구 건수로 나누어 나온 숫자에 100을 곱한 수치입니다. 부지급률이 높을수록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보험사 또는 상품별로 가입 조건, 약관 등이 다르고 가입자의 숫자, 회사 규모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부지급률이 보험회사의 우열 또는 도덕성을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어느 지표보다 보험 가입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수 항목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2024년 상반기 생명보험회사의 부지급률 순위를 확인하기 전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야구에서 규정 타석 미만 혹은 규정 투구 미만은 공식 기록에서 제외하듯이 가입자 숫자에 비례해 청구 건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BNP파리바카디프, 특별한 가입 조건이 있는 IBK 연금보험 등은 참고만 하고 비교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5대 대형 생명보험사(아래 도표에서 볼드체로 강조)한 곳)와 그 외 생명보험사를 구분해 부지급률을 따져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평균 부지급률을 기준으로 보험회사들의 부지급률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위의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상 부지급률 1위는 하나생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험금이 청구된 134건 중 7건을 부지급해 부지급률이 무려 5.22%였습니다. 이어 1.67%의 처브라이프, 1.60%의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라이나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소위 ‘생명보험 빅 5’ 중에서는 의외로 신한라이프가 가장 높은 부지급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신한라이프의 상품 중에서 ‘암보험’과 ‘종신보험’의 부지급률이 다른 보험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신한라이프 ‘암보험’의 경우 부지급률이 무려 3.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경쟁회사인 삼성생명(2.05%), 한화생명(2.15%), 교보생명(3.26%)의 암보험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참고로 신한라이프보다 암보험 부지급률이 월등하게 높은 라이나생명(12.39%)은 암보험을 제외한 모든 상품에서 최저 부지급률을 기록했습니다. 라이나생명의 전체 부지급률은 0.42%로 ABL에 이어 사실상 최저 부지급률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전체 생명보험회사의 부지급률과 그 순위를 알아보겠습니다. 이 결과를 위에 있는 2024년 상반기 자료와 비교해 살펴보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에 있는 도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24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그 직전 4년 동안 생명보험회사의 부지급률 전체 1위는 사실상 하나생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나생명은 BNP파리바카디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부지급률이 2%를 초과한 2.23%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KDB, NH농협, 흥국생명 등이 후순위를 차지했습니다.
관심이 높은 ‘생명보험 빅 5’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0.99%로 가장 높은 부지급률을 기록했습니다. 그 다음은 삼성생명(0.97%), 교보생명(0.92%), 신한라이프(0.73%) 등의 순서였습니다. 예상대로 역시 라이나생명이 0.46%의 매우 양호한 부지급률로 ‘생명보험 빅 5’ 중에서 가장 낮은 부지급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는 전체 생명보험업계에서 사실상 최저 부지급률 수치입니다.


2020년 이후 손해보험회사의 부지급률 순위


손해보험의 경우 생명보험에 비해 보험금 청구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에 비례해 부지급률 역시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 3월 31일 현재 손해보험협회의 홈페이지 (https://kpub.knia.or.kr/etcDisc/inCompSale/longTermLossInsurance.do)에 의하면 가장 최근의 통계인 2024년 상반기 국내 16개 손해보험회사의 평균 부지급률은 1.48%로 공시됐습니다.
이것은 같은 기간 생명보험회사의 평균 부지급률인 0.7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6개월 동안 보험금 청구 건수는 총 4,745,856건, 부지급 건수는 70,331건입니다.

손해보험협회 공시 바로가기


손해보험회사 중에서 2024년 상반기 부지급률 1위는 유일하게 2%를 상회해 2.16%를 기록한 라이나손해보험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AIG손보, 하나손보, AXA손보가 각각 2위, 3위, 4위를 기록했습니다.
부지급률 최저 1위는 표본 수가 너무 적은 면이 있지만 신한EZ손보가 차지했습니다. 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 부지급률 최저 1위는 아이러니하게도 2025년 3월 현재 매각, 청산, 다른 보험사로 계약 이전 등의 방안이 추진중인 MG손보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5위를 차지한 현대해상은 삼성화재, DB손보,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보 즉 ‘손해보험 빅 5’ 중에서 가장 높은 부지급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가 그 뒤를 이었으며, 삼성화재가 가장 낮은 부지급률을 기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전체 손해보험회사의 부지급률과 그 순위를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로 2023년 1년 동안 손해보험 전체의 보험금 청구 건수는 총 10,307,893건, 부지급 건수는 149,335건으로 부지급률은 1.45%입니다.


하반기 통계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2024년을 제외한 직전 4년 동안 즉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손해보험회사 15개 중에서 부지급률이 2%를 초과한 회사는 단 두 곳으로 조사됐습니다. 그 중에서 AIG손보가 2.60%로 1위, 하나손보가 2.37%로 2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5대 손해보험사에 포함되는 현대해상이 1.67%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나머지 5대 손해보험사를 살펴보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나란히 1.57%로 공동 5위를 차지했고, DB손보는 간발의 차이인 1.55%로 7위로 조사됐는데 이 수치는 공교롭게도 지난 4년간 전체 손해보험사의 평균 부지급률과 같습니다. ‘손해보험 빅 5’ 중에서 가장 낮은 부지급률인 1.45%를 달성한 KB손보는 전체 10위라는 양호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영예의 손해보험 부지급률 최저는 전체 손해보험회사 중에서 유일하게 0점대 부지급률인 0.74%를 기록한 농협손보가 차지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보험금을 가장 잘 지급한 착한(?) 손보사인 농협손보에게 진심어린 격려와 찬사를 보냅니다.

Similar Posts